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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페북' 접속속도 지연 과징금 전부 취소... 왜
  • 기사등록 2020-09-11 21: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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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페이스북에 대해 '고의적으로 접속 경로를 변경해 응답속도를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전체 과징금에 대해 취소 판결을 내렸다.


▲ 법원, `페북` 접속속도 지연 과징금 전부 취소... 왜


법원은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 행위가 이용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하지는 않아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이원형)는 11일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용 제한은 이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라면서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 행위는 이용 제한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저성(현저히 해하는 정도) 여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 행위가 이용 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현저성을 따질 필요가 없었다.


재판부는 "페이스북에 대한 응답 속도가 저하되긴 했지만 이용자들은 동영상 일부 콘텐츠를 이용할 때만 불편함을 느끼고 메시지 전송 등 이용은 평상시처럼 했다"며 "민원 건수 증가는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속도에 불과하다"면서 "응답 속도의 변동 평균값은 일반적으로 반영되는 지표값과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현저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여러 사정만으로 현저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과징금을 얼마로 부과할지는 재량권이 있는데 전체 이익 형량을 고려 대상에 포함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일탈·위법이 있다"며 "법원은 재량권 일탈·남용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과징금 부과를 얼마나 할지는 행정청 재량에 속하는 것이라 법원은 판단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공정위의 페이스북에 대한 일부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더라도 어느 정도 과징금 처분이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법원 재량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과징금에 대해 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앞서 지난 2016년 12월 페이스북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해당 망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접속 속도가 떨어져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통위는 조사를 거쳐, 당시 통신사들과 '망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이던 페이스북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속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판단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사용자들은 KT망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게 했지만, KT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협의 없이 2016년 12월 SK텔레콤의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변경했다.


또 2018년 1~2월에는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의 트래픽이 홍콩으로 전환되며 홍콩을 통해 접속하던 SK브로드밴드 용량이 부족해졌다.


이에 페이스북 접속 응답속도가 이용자가 몰리는 오후 8~12시에는 변경 전보다 평균 4.5배 느려졌고, LG유플러스도 평균 2.4배가 느려졌다. 민원이 늘자 페이스북은 2017년 10월 우회 변경을 원상 복구했다.


방통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8년 3월 페이스북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시정명령에는 접속경로 변경과 관련해 동일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수립해 3개월 이내 시행할 것 등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해 두 달 뒤인 같은해 5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에서도 법원은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행위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연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할 뿐 이 사건 쟁점조항에서 정한 '이용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승소 판결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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