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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CJ대한통운 기사 파업에 대체근로자 투입은 위법"
  • 기사등록 2020-09-15 23: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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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파업에 대체근로자를 투입한 것은 위법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입구를 봉쇄하고 직영택배기사의 차량 운행을 저지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며, 다른 지역 택배기사 사용도 해당 사업과 관계 없는 자를 투입한 것이라 위법하다는 판단까지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며 월간 노동법률은 전했다.


▲ 법원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사용자...직영기사 대체투입도 위법” 파장주목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단독 황지현 판사가는 지난 9월 9일, 택배기사이자 전국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인 전 모씨 등 6명에 대한 업무방해죄 혐의 사건에서 무죄로 판결했다고 전했다. CJ대한통운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파업의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와 관련해 최근 다수의 1심 판결이 선고된 바 있지만, 다른 판결들과 달리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등 전례없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연대노조) 부산울산경남(부울경)지부 창원성산지회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CJ대한통운 주식회사의 대리점들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집배점주들은 택배기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다. 이후 택배분류작업 수수료 인정 등을 두고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결국 택배연대노조는 6월 25일부터 이틀간 분류작업에 비협조하는 방식으로 배송을 거부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이 27일 직영택배기사를 투입해 배송업무를 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 택배기사이자 창원성산지회 조직부장인 전 모씨는 동료 택배기사들과 함께 CJ대한통운 부산사상터미널의 정문, 후문 출입로 등에 조합원의 택배차량 6대를 세워 직영택배차량이 운행되지 못하게 했다(업무방해죄 혐의).


다른 피고인인 이 모씨 등 5명은 택배노조 부울경지부와 창원성산지회 간부이자 택배기사들로, 이들은 조합원 60명과 함께 마찬가지로 6월 27일 12시 반부터 8시간 가량 부산사상터미널 분류 작업장과 정문서 직영택배기사들이 택배화물을 운반하려는 것을 손으로 붙잡거나 몸으로 막고 밀었으며, 직영택배차량 앞에서 수십명이 몸을 밀착해 서있거나 운전석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차량 통행을 막았다(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죄 혐의).


이들은 "CJ대한통운이 직영택배기사를 이용해 대체배송을 실시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에 반하는 대체인력 투입"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출차를 방해한 것이므로 고의가 없거나 정당한 쟁의행위로 위법성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지현 판사는 "쟁의행위가 제3자의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정당행위로 인정되지 않으며, CJ대한통운과 피고인들 사이에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라면서도 "다만 CJ대한통운은 집배점을 통해 택배기사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영위하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와 전혀 관계 없는 제3자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황 판사는 지난 9월 3일에 나온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기도 했다.


대체인력 투입행위도 위법하다고 봤다. 특히 황지현 판사는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이 노조법 상 대체근로자 투입이 금지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눈길을 끌었다. 황 판사는 "검사는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들이 고용계약을 체결한 바 없어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근로계약상 사업주가 아니더라도 사업주로서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자는 노조법 43조의 적용을 받는 사용자"라고 판시했다.


이어 "택배기사들이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모바일 어플로 실시간 업무 수행을 확인하거나 지시하는 점, 업무매뉴얼을 통해 택배기사 출근시간을 정하고 유니폼 착용 등 업무에 관한 지침을 구체적으로 교육하는 점, 택배기사의 실적 등을 택배기사가 소속된 집배점과의 재계약 여부시 반영하고 있는 점등을 보면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업무수행과 근로조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결국 CJ대한통운이 노조법 43조 상 대체인력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지적으로, 이 부분은 추후 뜨거운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노조법 43조는 외국 입법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라 적용범위를 넓혀 해석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며 "사용자의 범위를 원청까지 넓힌 것은 법해석의 한계를 벗어난 것은 아닌지 논란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직영택배기사 투입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도 이어졌다. 노동조합법은 사업주가 파업 대체인력으로 당해 사업과 관계 없는 자를 투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이 다른 지역에서 불러온 직영택배기사가 당해 사업과 관계 없는 자인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황 판사는 "검사는 당해 사업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고 계속-유기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의 기업체 조직을 뜻한다고 해석하지만, 이렇게 보면 사용자의 사업 규모가 클수록 대체인력 투입 부담은 적어지고 반대로 근로자들의 쟁의권이 형해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당해 사업의 범위는 근로자들의 쟁의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전제로 황판사는 "CJ대한통운의 각 지역별 택배업무는 다른 지역 택배업무와 사이에 노무관리가 일관된 공정 하에 일체로 이뤄지는 당해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 근거로 택배기사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해당 지역 업무가 중단될 뿐, 다른 지역 집배점이나 택배기사들의 업무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 당해 사업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할 경우 피해자 회사와 같이 전국을 권역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체는 노조법 제43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어 위 규정의 취지가 잠탈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황지현 판사는 "피해자 회사가 서울, 경북, 충북 등 다른 지역 택배기사를 투입한 행위는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대체 투입한 것으로 위법한 대체인력의 투입"이라고 판단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이 같이 판단할 경우 예를 들어 자동차 생산업에서도 한 공장 파업시 다른 공장 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위법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며 "상당히 파장이 클 수 있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법원은 피고인들이 CJ대한통운 직영기사들의 택배운송 업무를 방해한 것은 위법한 대체인력 사용을 저지하기 위한 상당한 범위 내 실력행사이자 정당행위로서 무죄라고 판단했다.


황 판사는 "집배점주들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CJ대한통운을 통해 위법한 대체인력으로 조합원들의 택배화물을 배송하려 했다"며 "피고인들은 위법한 대체인력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서 근로제공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인 부산사상터미널에서 쟁의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쟁의행위가 이뤄진 시간은 2~8시간 남짓이며 터미널을 전면적-배타적으로 점거하지도 않았다"며 "몸으로 차량 통행을 막아 운행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폭력, 협박 및 파괴행위에 나아가지 아니한 소극적, 방어적 행위에 불과해 CJ대한통운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해 피고인들의 무죄를 선고했다.


[기사출처=월간노동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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