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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세워 비정규직 근로자 채용...직접고용의무 이행한 것일까
  • 기사등록 2021-10-23 01: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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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자회사로 직접 고용 했다면, 한전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 (사진) 자회사 세워 비정규직 근로자 채용...직접고용의무 이행한 것일까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홍기찬)는 지난 6월 4일, 근로자 A 등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청구한 고용의사표시 등의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자들은 한전과 시설관리 용역계약을 맺은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였다. 그런데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펼치면서, 한전은 외주사업체가 수행하던 시설관리업무를 자회사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한전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한전에프엠에스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2019년 5월 채용공고를 내고 기존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안내하고 채용했다.
 
그런데 원고 근로자들은 "용역계약의 실질은 근로자 파견"이라며 "한전은 근로자들에게 고용의사표시를 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한전이 사용사업주로 직접고용의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전 외주업체 소속 근로형태는 물론, 한전에프엠에스 채용도 직접고용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한전 측은 "외주사업체는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며 불법파견을 부정하는 동시에, "불법파견이라고 해도 근로자들이 한전에프엠에스에 입사했으므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한전의 직접고용의무는 소멸한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쟁점은 자회사를 세워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을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한전이 직접 고용의무를 이행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정부 지침에서도 파견, 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자회사를 설립해서 직접 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다"며 "한전에프엠에스를 다른 외주사업체들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전은 사옥에 시설관리업무가 필요할 경우 한전에프엠에스에 용역통보서를 작성해 교부하는 방법으로 작업을 의뢰하고 있다"며 "한전에프엠에스가 독자적 업무 계획을 수립해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를 두고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한전에프엠에스에 근로자들을 고용한 형태가 불법파견으로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전에프엠에스 채용 이전의 외주사업체 고용형태는 불법파견이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주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원고 근로자들은 한전 직원들 지시에 반해서 독자적으로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한전 직원이 원고 근로자들에게 수시로 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행했다"며 "매일 근무일지를 한전 직원에게 제출했고, 한전이 근로자들의 임금 및 대우에 관여한 점 등을 보면 근로자들은 한전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액도 산정했다. 재판부는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 고용의무 발생일로부터) 자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19년 6월 30일까지 한전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임금에서 원고 근로자들이 외주 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한전 측을 대리해 사건을 승소로 이끈 법무법인 광장은 보도자료를 내 "2017년 이후 많은 공공기관들이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고 대부분 전환 절차가 완료됐다"며 "그럼에도 전환 채용 이전에 이미 파견근로관계가 성립됐다며 공공기관에 직접고용을 청구하는 소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자회사 설립 이후 자회사와 모회사 사이 업무위탁관계가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에서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출처= 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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