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RBC 통신과 우크라이나 TSN 방송 등에 의하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2015년 6월 18개의 우크라이나 기업과 1명의 개인이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크림 병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러시아가 원고 측에 1억5천900만 달러(약 1천7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번 판결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러시아의 책임을 인정한 첫 번째 사례다.

PCA 산하 재판부는 러시아가 2014년 3월부터 우크라이나 투자자들의 권리를 훼손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러시아가 2014년 크림 병합 조치로 크림 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이후 자산들을 합법적 소유주로부터 몰수했다면서 이는 1998년 체결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투자 장려 및 상호 보호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피고 측인 러시아 정부는 헤이그 중재 법원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재판에 자국 대표를 파견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법무부는 이날 판결 내용이 알려진 뒤에도 "헤이그 재판소는 해당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며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크림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돈바스 지역의 루간스크주에서도 러시아로의 귀속을 요구하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항쟁이 일어나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