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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환 칼럼] 헤드헌터가 알려주는 대기업 경력자의 이직 시점 - 눈높이 낮추어서 이직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
  • 기사등록 2018-11-15 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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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현직 헤드헌터로서 일하며 수많은 이직자를 보면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하면 할수록 결국 이들이 추구하는 매슬로가 언급한 자아실현에 근접한 '커리어 유토피아'와 상당히 멀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이는 자신만의 뚜렷한 명분이 없이 그저 대부분 더 높은 연봉만을 보고 이직을 정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국내 유명 대기업의 HRD 팀장과 만날 일이 있었다. 10년 이상의 인사 실무 경력자로 HRD 및 경력개발 전문가인 시니어 인사 담당자였기에 최근 채용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이직과 승진이 화두로 나왔다.


필자는 HRD 팀장과 "경력직으로 다른 기업에서 이직한 사람이 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고 HRD 팀장이 말하기를 "다른 기업에서 온 경력자라면, 임원급으로의 승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미리 경력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대기업 출신의 인재를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 얼마든지 임원 포스트로의 이직 기회가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이상적인 이직의 시점이 존재하기에 이를 스스로 잘 파악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필자가 HRD 팀장이 한 말을 해석하자면 경력자가 이직함에 있어서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이 임원급 승진 가능성이 희박함을 느낄 경우에는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직급을 높여서 신생 기업이나 중견, 중소기업의 임원급으로 이직하는 것을 권한다는 것이고 그 시점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차장 직급 정도의 시기가 자신이 임원급 승진이 가능한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고 부장 직급의 경력자가 되었는데 임원급 승진에서 누락이 된다면 그때는 이미 임원급으로 받아줄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유명 소비재 기업의 부장이 임원 승진에서 누락되어서 이직을 결심하고 중견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장 포지션인 임원급으로 이직을 준비하는데 서류전형에서 외면당하는 사례를 그 예로 볼 수 있다. 채용을 의뢰한 외국계 기업의 인사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연차와 나이를 고려할 때에 현재 대기업의 차장급 정도의 인재를 원한다. 우리는 나이가 젊은 후보자를 원하는데 그분은 부장으로 있다가 임원급 승진이 안 되어서 이직하는 느낌이라 우리가 찾는 인재상과는 맞지 않는다 " 라고 피드백이 왔다.


요즈음 시대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이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든지 이직을 시도하면 환영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상당히 우려되는 오판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이미 시스템과 체계가 구축된 곳이기에 맡은 일만 성실하게 수행하면 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반면에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이 수행하는 프로젝트 하나 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자기계발을 하며 배우고 칼을 가는 마음으로 좋은 조건의 이직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업적을 쌓은 사람들은 의외로 신생기업이나 중소, 중견 기업에 많이 포진해있다. 그러므로 그저 대기업에 재직중이라는 이유 하나로 언제라도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환영받을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하며, 자신이 지금 몸 담고 있는 대기업 조직에서 충성하며 오래 다니면 임원 승진이 보장될 것이라는 착각으로 자칫 방심하여 현실을 깨닫고 때를 놓치면 이미 좋은 조건의 이직은 불가능하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知彼知己百戰不殆(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을 새기며, 지금 현재 자신이 기업에서의 위치와 자신의 앞날을 헤아릴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이미 승진을 하면서 임원급이 되는 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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