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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위원장, 결국 남한에 손 내미나
  • 기사등록 2021-08-22 22: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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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 통신 연락선이 13개월 만에 극적으로 부활했다. 청와대는 그간 여러 번의 친서가 오고 갔다고 발표했으며, 북한에 대한 상당한 공력을 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정부에서는 민간단체 대북 지원 승인을 재개하기 시작했고, 통일부 당국자는 한미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남북협의 의제’ 30개 목록을 1차적으로 정리 중이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는 경제난과 코로나19로 더는 견디기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4.5%로 23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다. 이에 도저히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연락선 복원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남북, 북미 관계를 조망해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매우 유화적 제스처

이번 연락선 복원 조치는 남북한 관계의 청신호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멘트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북남 수뇌들께서는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주고받으신 친서를 통하여 단절돼 있는 북남 통신 연락 통로들을 복원함으로써 호상 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하여 합의하셨다. 통신 연락선들의 복원은 북남 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매우 유화적인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 ‘신뢰 회복’, ‘화해 도모’, ‘관계 개선에 긍정적 작용’과 같은 말들은 최근에는 전혀 들을 수 없었던 것들이기도 하다. 북한의 이러한 손짓에 우리 정부는 매우 발 빠르게 대응했다. 7월 30일 오후에 북한 인도협력 물자 2건에 대한 반출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보건이나 영양 관련 물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대북 인도적 지원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북한의 제스처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문 대통령은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는 있지만, 여전히 한반도 상황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즉, 문재인 대통령을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히 함으로써 본격적인 남한과의 평화 및 화해무드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월 29일 ‘북중 우의탑’에 헌화를 하면서 양국의 혈맹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사실은 김 위원장이 우의탑을 직접 찾아 헌화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의 행동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행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를 다지기 위한 행사도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전군 지휘관 · 정치 간부 강습회’를 주재했다. 중요한 점은 이 행사가 북한 창군 역사상 최초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행사를 개최하고 군을 독려하는 것은 향후 있을 남북미 협력에 대한 ‘내부 다지기용’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당시 김 위원장은 “지휘관, 정치일꾼들이 적들의 그 어떤 군사적 도발에도 능동적이며 공세적으로 대처할 준비를 완성하는데 총력을 집중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강조를 한다는 것은 역시나 향후 있을 국제적 정세 변화에서 흔들리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긴 힘들어

당장은 남북정상회담까지 전망하는 것은 무리지만,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의 계기가 있다. 바로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북한에 매우 안심할 만한 나라이며, 현재로서 중국과 남한은 첨예한 문제가 없다. 따라서 남북이 편하게 만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며, 또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중국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남북한 두 정상의 만남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국내 대통령 선거를 좌우할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내년 2월에 남북정상이 만난다면, 3월에 있을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엄청난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에서는 ‘내년 2월 정상 만남’에 온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현재 청와대는 남북 정상 회담의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혀 논의된 바 없다’가 공식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외신은 과거에 폭파되었던 공동연락사무소의 재건에 대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만약 재건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되돌릴 수 없는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역시 한번 폭파했던 공동연락사무소를 또다시 폭파하는 것은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할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재건 역시 현재 청와대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번 통신 연락선의 부활은 향후 장대한 남북미 관계의 첫 시그널이자, ‘구조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간 북한은 코로나19와 식량난 속에서도 ‘자력갱생’을 끊임없이 외쳐왔다. 만약 북한 스스로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통신 연락선의 복원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북한이 유화의 손짓을 내밀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 사정이 다급하다는 이야기이며, 더 나아가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물결에 올라탔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전통적인 선진국 역시 코로나19로 힘겨운 상황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그렇지 않아도 취약했던 북한이 더 견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가 있다. 어쩌면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 붕괴의 위험성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인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지도자가 언제까지나 지도자의 위치에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최악의 식량난으로 평가받은 1997년에 있었던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 대외교역 규모는 무려 73%나 급감했다. 이런 상태로 북한이 더 견딘다는 무척 힘들고 괴로운 일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어느 정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이 차라리 체제 붕괴보다는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가 있다. 미국의 적절한 협상이 따라준다면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런 수혜를 입은 북한은 연락을 끊거나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과거에는 정기적으로 미사일을 쏘아 긴장감을 끌어올렸던 북한이지만, 이제는 미사일을 쏘지 않는다. 이 역시 북한의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북한은 지금도 조금씩 변해 나가고 있으며, 이제 국제 정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향후 더욱 큰 변화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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